
갑자기 눈물이 나는 때가 있다
길을 가다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때가 있다
길을 가다가도 혹은 텔레비젼을 보다가도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지는 때가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별 일도 아닌 것이었는데
왜 울컥 목이 메어 오는 것인지
늘 내 눈물의 진원지였던 그대
그대 내게 없음이
이리도 서러운 건줄 나는 미쳐 몰랐다
덜어내려고 애를 써도
덜어낼 수 없는 내 슬픔은
도대체 언제까지 부여안고 가야 하는 것인지
이젠 되었겠지 했는데도
시시각각 더운 눈물로 다가 오는 걸 보니
내가 당신을 사랑하긴 했었나보다
뜨겁게 사랑하긴 했었나보다
조용히 손을 내 밀었을 때
내가 외로울 때
누가 나에게 손을 내민 것처럼
나 또한 나의 손을 내밀어
누군가의 손을 잡고 싶다
그 작은 일에서 부터 우리의 가슴이
데워진다는 것을 새삼 느껴보고 싶다
그립다는 것은
아직도 네가 내 안에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지금은 너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볼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내 안 어느 곳에
네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그래서
내 안에 있는 너를
샅샅이 찾아 내겠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그래서
가슴을 후벼파는 일이다
가슴을 도려내는 일이다
혼자
혼자 서서 먼 발치를
내다보는 사람이 있다면
가만히 놓아 둘 일이다
무엇을 보고 있느냐
누구를 기다리냐 굳이 묻지마라
혼자 서 있는 그 사람이
혹시 눈물 흘리고 있다면
왜 우냐고 묻지 말 일이다
굳이 다가 서서 손수건을 건넬 필요도 없다
한 세상 살아 가는 일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어차피 혼자서 겪어 나가야 할
고독한 수행이거니
- 이 정 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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