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스크랩] 코스모스

샤롱의꽃 2005. 9. 16. 21:40


코스모스 / 이병헌


오랫동안 간직되었던 계절을 넘어
온몸을 채워왔던 그리움 한 점
가느다란 줄기가 되어
흐르는 바람에도
연초록 빛 세상 흔들리며
성근 가을을 노래한다
 

 

 


침입자의 손에 잘라졌던
아픈 기억마저 숨기고
가느다란 몸체에
길을 내어
새 언어를 채우고
하늘로 가는 끊겨진 길에서
생명수로 내리는 햇살에 젖어
손을 뻗어 오른다


 

 


부러질 듯
사라질 듯
바람에 흔들리지만
온몸에 감겨오는
꽉 찬 그리움으로 피어나
가슴속 아득한 성을 만든다


 



 
가져온 곳: [너와 나의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  글쓴이: 요세비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