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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경남 고성 갈모봉(367m) 편백나무 숲길 등산

샤롱의꽃 2010. 5. 24. 13:06

■경남 고성 갈모봉(367m) 편백나무 숲길 등산

 

낙엽·흙냄새 더불어 ‘향기 샤워’, 마음이 쏴~

쉬엄쉬엄 정상 오르면 탁 틘 남해바다, 점점이 박힌 한려수도의 섬들...

 

편백나무는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방출하는 수목의 하나로, 일본명으로 “히노끼나무”라 한다. 일제 강점기 이후 삼나무(스기나무)와 함께 우리나라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심어졌다. 1960~70년대엔 뜻있는 이들에 의해 곳곳에 대량 식재가 이뤄졌다. 국토를 푸르게 하면서 뒷날 목재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뜻이 있었다.

 

이들의 노력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사철 푸른 숲으로 우거져 빛을 발하고 있다. 전남·경남 남도의 크고 작은 편백 숲들이 이런 곳이다. 요즘 피톤치드가 주목받으며 ‘편백 정유’를 이용한 방향제·아토피완화제·화장품 등이 각광받고, 가구나 건축 내장재용 목재로 뜨고 있는 밑바탕에도 이들의 노고가 숨어 있다.

 

내 고향 경남 고성 갈모봉의 편백나무 숲도 그런 곳이다. 갈모봉(367m) 산자락 70여㏊에 1970년대부터 심어진 지름이 20~30㎝ 굵기의 편백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다. 고향출신 임업인 윤영학(66)씨가 산을 사들여 ‘나무 한 그루 베면 두 그루를 심는다’는 정성으로 숲을 일궜다고 한다.

 

갈모봉 편백 숲의 가장 큰 매력은 산자락과 등산로 곳곳에 일직선으로, 또는 굽이치는 오솔길을 이루며 뻗어 있는 편백나무 숲 터널이다. 끝없이 도열한 곧고 붉은 기둥들이, 어깨엔 사철 푸른 외투를 걸치고 발치엔 부드러운 낙엽더미를 쌓아두어 탐방객들의 발길을 더디게 한다. 이마에 부딪는 청량한 바람도, 가슴 깊이 드나드는 맑은 공기도 진한 편백향을 품었다. 지금 이 어두운 숲 터널엔 늦봄의 햇살이 다투어 스며들어 바스락거리고 있다.

 

등산로와 임간도로를 활용한 산책로를 따라 편백나무 숲을 한 바퀴 돌아 내려와도 좋고, 숲을 관통한 1㎞ 안팎의 임도를 따라 거닐며 숲 향기에 빠져도 즐겁다. 더 좋은 건 숲 구석구석을 천천히 둘러보며 오랫동안 머무는 일이다. 비좁은 오솔길도, 번듯한 임도도, 아기자기한 숲 터널도 거닐고 나온 뒤엔 마음 한구석에 진한 편백향이 소복이 남는다. 숲길엔 나무의자도 놓여 있고, 푹신한 낙엽의자도 깔려 있다.

 

편백나무 숲을 벗어나 작은 무덤이 놓인 삼거리에서 활엽수 숲길로 들면 갈모봉 정상으로 이어진다. 능선 길을 따라가며 왼쪽으로 고성읍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바위 문’ 앞에서 왼쪽 산길로 오르면 얼마 안 가 정상이다. 너럭바위 위에 올라서면 가슴이 후련해지는 한려수도 남해 바다의 점점으로 떠 있는 다도해 풍경이 펼쳐진다. 고성 삼산면 자란만 앞바다와 통영사량도 주변의 무수한 섬 무리가 햇살 반짝이는 쪽빛 바다 위에 흩어져 있다. 안으로 눈을 주면 멀리 무이산·수태산 줄기에 보현사·문수암의 대형 불상도 또렷하다.

 

간이식수대가 있는 네거리에서 나무계단을 올라 숲 터널을 통과해 한동안 편백 숲을 거닐면 팔각정이 나온다. 정자에서 계속 내리막길을 따라가면 끝없이 이어진 어둑어둑한 편백 숲 터널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연인과 함께 걷다가 편백나무에 기대서서 서로를 바라보며 사랑의 텔레파시를 주고받는데 안성맞춤이다.

 

갈모봉이란 이름은 옛날 이 산 주변에 칡이 많이 우거졌던 데서 나왔다. 갈모봉 남쪽 자락 삼산면 상촌마을엔 부잣집을 털어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줬다는 ‘갈봉’이란 의적에 얽힌 전설도 전한다.

 

사유지인 갈모봉 편백나무 숲은 고성군이 갈모봉 산림욕장 조성사업 지원에 나서면서 정비됐다. 주차장, 탁자, 산림욕 의자, 숲속 강의실, 체력단련시설, 식수대 등을 갖춰 2006년 갈모봉 휴양림을 개장했다. 내 고향 고성의 자랑이다.

 

☞ 피톤치드란?

 

식물이 병원균·해충·곰팡이에 저항하려고 내뿜거나 분비하는 물질이다. 20세기 초까지 폐결핵을 치료하려면 숲속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요양한 이유도 삼림욕을 하면 식물에서 나오는 각종 항균성 물질을 이르는 피톤치드가 몸속으로 들어가 나쁜 병원균과 해충, 곰팡이 등을 없애는 구실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림욕을 통해 피톤치드를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장과 심폐 기능이 강화되며 살균작용도 이루어진다. 이에 여러 상품들에 피톤치드의 효능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방향제에 피톤치드 성분을 추출해 넣거나 음식물에 식물의 꽃이나 잎을 이용하기도 한다. 또한 식물의 고유한 피톤치드 향기는 식품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출처 : 진주남강의 디카로 열어가는 세상풍경
글쓴이 : 남강 정봉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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