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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외가집

샤롱의꽃 2005. 9. 25. 18:11

 

외가집        -백석    

 

내가 언제나 무서운 외가집은

초저녁이면 안팎마당이 그득하니 하이얀 나비수염을 물은 보득

지근한 복쪽재비들이 씨굴씨굴 모여서는 짱짱 짱짱 쇳스럽게 울어

대고

밤이면 무엇이 기와골에 무리돌을 던지고 뒤울안 배낡에 째듯하

니 줄등을 해여달고 부뚜막의 큰솥 작은솥을 모조리 뽑아놓고 재

통에 간 사람의 목덜미를 그냥그냥 나려 눌러선 잿다리 아래로 처

박고

그리고 새벽녙이면 고방 시렁에 채국채국 얹어둔 모랭이 목판

시루며 함지가 땅바닥에 넘너른히 널리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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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온 곳: [누보갤러리 / nuvogallery.com]  글쓴이: nuvo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