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가집
-백석
내가
언제나 무서운 외가집은
초저녁이면
안팎마당이 그득하니 하이얀 나비수염을 물은 보득
지근한
복쪽재비들이 씨굴씨굴 모여서는 짱짱 짱짱 쇳스럽게 울어
대고
밤이면
무엇이 기와골에 무리돌을 던지고 뒤울안 배낡에 째듯하
니
줄등을 해여달고 부뚜막의 큰솥 작은솥을 모조리 뽑아놓고 재
통에
간 사람의 목덜미를 그냥그냥 나려 눌러선 잿다리 아래로 처
박고
그리고
새벽녙이면 고방 시렁에 채국채국 얹어둔 모랭이 목판
시루며
함지가 땅바닥에 넘너른히 널리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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